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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을 일군 사람
유수진 시민기자
[2014-08-20 오후 4:20:00]
 
 

유수진 시민기자

 사람들은 더 이상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쓰레기가 잔뜩 쌓여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는데 이제는 어엿하게 호박과 옥수수가 그곳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사연을 말하자면 내가 어렸을 때 TV에서 본 이야기와 비슷한 일이 우리 동네에서  벌어진 것이다. 어떤 동네에 빈터가 하나 있었는데 사람들이 쓰레기를 몰래 갖다 버려 보기에도 흉하고 그것 때문에 동네 사람들끼리 다투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그 쓰레기를 치우고 꽃을 심었더니 보기에도 좋아지면서 동네 사람들이 더 이상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우리 동네 빈터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쓰레기 투성이였던 빈터에 한 아저씨가 밭을 일구기 시작한 것이다.
  한번은 지나가는데 그 밭을 가꾸던 아저씨에게 옆 건물의 아저씨가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봐요, 휴일인데 낮잠 좀 잡시다. 종일 그렇게 밭을 갈아대니 시끄러워서 쉴 수가 없잖습니까.”
  밭을 갈던 아저씨는 금방 끝내겠다며 서둘러 일을 정리하셨다. 지나가며 바라보는 사람에겐 좋아 보이기만 하는 일이 주변 사람들에겐 소음이고 귀찮은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허겁지겁 일을 정리하시는 아저씨의 모습이 안쓰러워보였다.
  한번은 들고양이 녀석이 아저씨가 애써 심어 놓은 씨앗을 파헤쳐 망쳐놓는 모습을 본 적도 있었다. 아저씨가 보시면 속상하실 것 같아 고양이를 혼내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저씨는 몇 개월 뒤 훌륭한 밭을 일구어 내셨다. 땀 흘리시며 주위 사람 눈치까지 보시느라 힘드셨을 텐데 홀로 쓰레기장 같던 빈터를 풍성한 밭으로 일구어 내신 아저씨가 정말 대단하시다.

 

<군포신문 제708호 2014년 8월 14일 발행~2014년 8월 20일>

 

 

군포신문(gunpo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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