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흥진초등학교

흥진초등학교 뒤뜰에는 자연관찰 학습장이 있다. 이곳에 가면 조, 벼, 호박, 오이와 같은 곡물과 야채를 볼 수 있고  갖가지 야생화들의 그윽한 향기에 취할 수가 있다. 그래서 학생들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들의 아늑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곳에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무언가가 생겼다. 바로 가을의 정취를 물씬 불러일으키는 허수아비가 그 주인공이다. 흥진초 학생들은 난생 처음 보는 허수아비가 신기한지 허수아비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허수아비의 탄생 배경에는 흥진초에서 경비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현각(60)씨의 숨은 정성이 있었다. 허수아비 옷은 김현각씨가 자연관찰 학습장을 가꾸면서 입었던 땀과 정성이 듬뿍 배인 옷이다. 허수아비가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김현각씨는 “텃밭을 가꾸면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학생들이 허수아비를 한번도 본 적이 없다는 말을 해서 깜짝 놀랐다”며 “학생들에게 허수아비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또 “학교장의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만들었는데 학생들과 지역주민의 반응이 좋아 흐믓하다”며 환히 웃었다.
6학년 한민영 학생은 “허수아비가 우리 학교를 지켜주고 있는 것 같아요. 허수아비가 있는 학교는 아마 우리 학교밖에 없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가을의 정취를 전하는 허수아비를 바라보며 흥진초 학생들의 꿈도 벼 이삭처럼 무럭무럭 익어가고 있다.

<군포신문 제384호 2007년 10월 11일(발행) ~ 10월 17일>

 

배문희기자(gp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