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와 국산차
 한상영 변호사/법무법인 백석
 [2013-09-13 오후 5:02:00]

 

요즈음 길거리를 운전하다 보면 외제차들이 꽤 많이 운행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세계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발전해 우리 국민들이 외제차를 소비할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만약 외제차와 국산차가 길거리에서 서로 충돌사고가 나면 어떻게 될까? 물론 어느 차가 더 강하고 튼튼하냐에 따라 누가 더 많이 다치는지가 결정되겠지만, 경제적인 손해배상 문제는 어떻게 될까? 만약 둘 중 100%의 과실로 사고를 유발시킨 자가 있다면, 당연히 100%의 과실이 있는 자가 100%의 배상책임을 지므로, 이 경우에는 문제가 단순하다. 그런데 보통의 교통사고를 보면 뒤에서 일방적으로 추돌하는 사고와 같은 특수한 상황 이외에는 어느 일방의 100%의 과실은 별로 없고, 쌍방에게 서로 과실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외제차와 국산차가 접촉사고가 나서 두 차량의 범퍼가 모두 망가졌는데, 외제차의 범퍼수리비는 3백만원인데 반하여, 국산차의 범퍼수리비는 1백만원이라고 가정하자. 이런 상황에서 외제차 운전자의 과실비율이 70%이고, 국산차의 과실비율이 30%라고 한다면, 손해배상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국산차의 운전자는 외제차의 범퍼수리비 3백만원 중에서 자신의 과실비율 30%를 계산한 3백만원 *30%= 90만원을 외제차 운전자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 반면 외제차의 운전자는 국산차의 범퍼수리비 1백만원에 대하여 자신의 과실비율 70%를 계산한 1백만원* 70%=70만원을 국산차 운전자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국산차 운전자는 90만원을 배상하는 대신 외제차 운전자로부터 70만원을 받게 되므로, 이를 서로 상계(상쇄)하면, 국산차 운전자는 20만원을 외제차 운전자에게 주어야 한다. 결국 길거리에서 외제차를 만나 사고가 나게 되면, 외제차의 과실비율이 높다 하더라도, 어느 범위까지는 국산차의 운전자가 가격이 비싼 외제차 운전자에게 배상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길거리에서 외제차를 만나면 무조건 조심해야 하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로 되어 있는 것 같다. 간혹 외제차나 고가 국산차를 운전하는 자중에 무분별한 운전자가 이러한 상황을 악용해 길거리에서 난폭운전으로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도 흔히 있다. 고가차량의 운전자에게 더 높은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거나, 고가차량에 대한 배상책임 한도를 정하는 것과 같은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이러한 불합리를 해소할 법적인 해결책은 현재까지는 없다. 조심운전이 서로를 위해 최고의 해결책이다.

<군포신문 제678호 2013년 9월 12일(발행)~2013년 9월 19일>